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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별에 대한 조언

by 점프보이 202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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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살이었고, 고등학교 때부터 4년 동안 만난 여자친구 가 있었던 주인공. 같은 기숙사도 쓰고, 같이 학교도 나가고, 엉덩이가 붙어 다닐 정도로 사랑에 미쳐있었다고 한다. 근데 대학교 1년이 되자 그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웠단 걸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한 남자도 아니고 다른 남자들이랑.

 

그 사실을 알게 된 그는 그때부터 수업을 가지도, 거의 먹지도 않고, 먹어도 대충 떼우고, 몇 년을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보냈다고 한다. 그래도 독서는 꾸준히 했다고 한 그. 극복할 수 있던 일도 독서를 통해 일어났다고 한다.

 

언젠가 학교 신문을 보는데, 신문에 대문짝 만한 광고가 있더라, 아름다운 바다에다가 커다랗고 푸른 야자나무. 그리고 큼지막한 문구로 써있는 'Escape'.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여름동안 일할 학생을 구하는 광고였다고 한다. 당장 가 버린 그.

 

그렇게 일을 하면서, 고객을 내려주고, 친구와 시속 140km 로 도로를 달렸다고 한다. 그때의 기분이 생생하다고 한다. 4개의 창문을 모두 열려있고, 바람이 있는 그대로 느껴지던 그 느낌. 그러다가 옆에 코너가 보였고, 그 140km의 속도로 코너를 돌려고 했던 그들은 그 코너가 지금 이 앞에 설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케빈(친구)은 운전대를 잡고 꽉 잡아라고 외쳤고, 차는 그대로 인도로 들어가고 케빈은 끝까지 핸들을 놓치지 않고 코너를 돌렸는데 그 순간 쾅 소리 나고, 정신이 들고 주위를 둘러보니 케빈이 소리 지르고 있었다고 한다. 빨리 차 밖으로 나가라고 외치는 케빈.

 

 

케빈은 소리지르고 있고, 본인은 자동차 후드 옆에서 일어났고, 시간이 천천히 감이 느껴지며, 몸에 묻은 피가 다 본인 피라는 걸 인지하고 그는 문득 생각했다고 한다. 내게 중요한 일이었나? 순간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한다.

 

주마등 속 어린 시절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둘러쌓여 있고, 케이크가 앞에 있고 어린 여동생이 그네를 타며 웃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곤 문득 '내가 사랑했었나?', '내가 정직하고 온전하고 완전하게 사랑했었나?', '고작 상처 한번 받았다고 세상을 등지려고 했었나?'라고 생각했다.

 

의식을 잃기 전 무언가 반짝이는 것을 봤다고 한다. 불꽃같고 빛나는 뭔가 그러다가 위를 봤는데 달이 떠져 있다 란다. 너무 크고 아름다웠다고. 근데 그 위에 뭔가 거대한 사람이 자기에게 와서는 무언가를 건넨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인생의 황금티켓을 주면서 말했다고 한다. "이거 봐, 너는 아직 살아있어. 여전히 사랑하고 걱정할 수 있어. 하지만 이제 시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

 

그는 그때부터 알았다고 한다. 19살 때부터, 사람들은 다 죽는구나 하고. 그 나이에 그걸 알아버린 자기는 축복이라고, 누구는 60이 되어서 모른다고.

 

과거의 슬픔을 떨칠 수 있었던 건, 그때의 깨달음 덕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거와 함께 계속 상기했던 질문들. "그게 뭐지?" "도대체 내가 그때 왜 불행했을까?". 삶의 끝자락에선 초월적인 현상을 겪는다고 생각하는데, 본인은 그 죽음에 가깝던 그 순간에 행복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때 깨달았다고 한다. 행복은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느냐에 달렸다고.

 

방금 쉬었던 그 숨. 그 숨을 한번 느껴봐라. 숨을 쉰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가. 여러분은 지금 축복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별의 아픔은 마약중독에서 벗어나는 것 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그 엄청난 감정적인 투자들. 보상 시스템이 끊겨 버리면서, 헤어진 연인을 잃어버린 슬픔이 마치 마약을 못해서 괴로운 것 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별을 겪은 사람의 뇌에서 도파민이 빠져나가는데, 도파민은 흥분 전달 역할을 한다, 이는 마약을 한 사람이 마약 효과가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반응과 같다고 한다. 사랑에 빠지는 것은 중독이다. 마약, 도박처럼 끊을 수 없다.

 

이제 사랑이 마약이란 걸 알았고, 지금 겪고 있는 고통이 금단 현상임을 알았다. 그러므로 이별을 잘 극복하는 방법은, 지금 내 고통이 금단 현상임을 인정하고 시간을 두고 극복하는 것뿐일 것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 재회는 마약을 그만둔 다고 선언하고 다시 마약으로 돌아가는 행위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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